써린이의 써킷탐험 2 - 챔피언에게 배워보는 운전의 기초

2020. 1. 8. 01:39내 차 이야기/써린이의 써킷탐험

지난번 글에서 제가

 

2019 벨로스터 N컵 마스터즈

 

최속의 사나이인 박동섭 선수에게

 

1:1 과외(?)를 받게 된 사연을

 

소개해드렸는데요

 

트랙데이의 마지막 세션을

 

끙끙거리면서 열심히 타다가

 

 

10분쯤 지나서 피트로 들어가 보니

 

때마침

 

박 챔프님이 앞차의 동승을 끝내고

 

절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자리를 바꾸고

 

조수석에 앉아서

 

챔피언의 운전을 구경하기 시작했는데

 

 

허접 + 쫄보 조합인 저는

 

ESC야 날 살려라~ 하면서 탔지만

 

 

박 챔프님은

 

전자장비를 모두 끄고 출발했거든요

 

 

그러자...

 

뒷 타이어의 트레드가

 

얼마 남지 않았던 제 차는

 

시작부터 신나게 날아가는데...

 

 

운전하던 박 챔프님이

 

"뒤에 타이어 없어요?" -.-;

 

 

제가 만약에 저 상황이었다면

 

진땀 꽤나 흘렸겠지만

 

능숙한 카운터로

 

오버스티어를 바로잡는 박 챔프님..

 

오버스티어 잡는 남자.. 멋진 남자

 

 

그렇게 한 바퀴 정도

 

워밍업을 한 박 챔프님은

 

 

본격적으로

 

인제 스피디움 공략법을

 

알려주시기 시작하셨는데

 

써킷의 '써'자도 모르던(?)

 

저 같은 초보자도 이해하기 쉽도록

 

눈높이를 맞춰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과연 어떤 설명을 해주셨을지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1. 부드럽고 강하게

 

인제 스피디움을 처음 갔을 때

 

맨 처음 당황하는 포인트가

 

1번 코너가 아닐까 하는데요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신나게 때려 밟으면서 가다가

 

만나게 되는 첫 번째 코너는

 

안 그래도

 

속도가 잔뜩 붙어 있는 상황인데

 

실제로 보면 무서울 정도로

 

경사가 깊은 내리막인 데다가

 

 

그냥 내리막이 아닌, 코너이기 때문에

 

코너를 돌아나갈 걱정도 해야 해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게 되는데

 

 

이 곳에서

 

박동섭 선수의 포인트는

 

여기서는 제동을

 

빵!! 하고 때리는 게 아니라

 

부드럽고 강하게 하는 거예요!

 

브레이크를

 

꾸우우우우우우욱~

 

하는 느낌으로 눌러주다가

 

브레이크를 천천히 떼면서

 

코너링을 하면 된다고 합니다

 

 

저런 내리막 코너에서

 

브레이크를 쾅!! 하고 밟아버리면

 

 

하중이 급격하게 앞으로 쏠리면서

 

차량의 거동이 불안해지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차가 날아가버릴 수 있다고 하니

 

조심해야겠죠?

 

 

2. 차는 시선을 따라 움직인다

 

이날 제가 조수석에 앉아서

 

많이 들었던 소리 중 하나가 바로

 

"시선처리"

 

시선 보고 들어가는 것과

 

안 보고 들어가는 것이 차이가 커요!

 

내가 가야 할 방향을

 

미리 보면서 들어가는 겁니다

 

이번에는 이쪽을 보고~

 

차 앞머리를 보는 게 아니라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

 

 

사실 시선처리는

 

차를 좀 탄다는 분들이

 

꼭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이고

 

 

작년에 갔던

 

현대 드라이빙 아카데미에서도

 

들을 수 있던 내용인데요

 

 

하지만

 

쪼렙 드라이버의 입장에서

 

별로 와 닿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게 뭐?"

 

"미리 본다고 달라지는 게 있나?"

 

그런데 조수석에 앉아서

 

프로 드라이버의 시범을 보니

 

 

내가 가야 할 곳을

 

왜 먼저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지

 

체감이 되더군요

 

저는 차 앞머리만 보고 주행하다가

 

코너 앞에 다다르면

 

허둥지둥 차의 머리를 돌려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는데

 

 

차는 빠르게 달리고 있는데

 

코너 앞에 와서

 

코너를 돌 생각을 하기 시작하니

 

 

브레이킹도 핸들링도

 

자꾸 한 템포씩 늦어지고

 

그 덕분에 차는 자꾸 밖으로 밀려나고

 

랩타임은 느려지고...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가야 할 방향을

 

미리 바라보고 있으니

 

 

차의 머리가 정확한 시점에

 

목표를 향해 자연스럽게 움직이더군요

 

 

"아.. 이래서

 

시선처리가 중요한 거구나.."

 

 

3. 코너는 크게 원을 그리듯이

 

여기서는

 

큰 원을 그린다고 생각하세요

 

선형적으로!

 

저기 있는 연석까지

 

한 원으로 크게!

 

트랙을 넓게 넓게 활용하세요!

 

 

제가 처음 서킷 주행을 하러 갔을 때

 

놀랐던 포인트 중 하나가

 

관중석에서 볼 때는 잘 몰랐는데

 

막상 내 차를 끌고 들어와 보니

 

이야 생각했던 것보다

 

도로가 엄청 넓네;;;

 

 

라이선스 딸 때 들어보니

 

보통의 도로 기준으로

 

편도 5차선 정도의 넓이라고 하는데요

 

 

이 넓은 도로의 폭을 최대한 활용해서

 

부드럽게 돌아나가는 게 포인트입니다

 

사실 아웃 인 아웃이라던지 하는

 

얄팍하게 주워들은 지식은 있었지만

 

 

막상 내가 서킷에 들어와 보니

 

"저 코너로 얼른 들어가야 하는데"

 

하는 욕심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자꾸 핸들을 감아 돌려서

 

 

주행을 마치고 영상을 돌려보면

 

트랙을 완전하게 이용하지 못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원을 그리듯이 크게 돌아야겠다!

 

하고 의식하면서 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4. 제동은

 

하중이 안정되었을 때 확실하게

 

왼쪽으로 턴을 하면

 

하중이 저쪽으로 넘어가죠

 

저쪽으로 넘어갔던 하중이

 

가운데로 돌아와서

 

네 바퀴에 그립이 있을 때에

 

안정된 상태에서

 

확실하게 제동을 하는 거예요

 

 

...라고 설명을 해 주시면서

 

브레이킹 시범을 보여주셨는데

 

 

하중이 안정되어있는 상황에서

 

강하게 브레이크를 거니

 

 

짧은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차가 확실하게 멈추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중이 안정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제동을 시도하게 되면

 

차는 차대로 잘 멈추지 않을뿐더러

 

이렇게 차가 마구 날아가버리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

 

 

5. 조급해하지 말고

 

충분히 기다릴 것

 

저기 아치 지나서 제동!

 

턴!

 

기다렸다가~

 

악셀!

 

 

개인적으로 이날 들었던 내용 중에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부분이

 

바로 '기다림'이었습니다

 

저는 이날 주행을 하면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보려고

 

아등바등 대고 있었는데

 

 

그에 반해 박동섭 선수는

 

저에게 열심히 손짓을 하면서

 

코스 공략을 설명해주면서 타셨던지라

 

애초에 느긋한 페이스로 달렸던 데다가

 

앞차를 만났을 때 무리하지 않고

 

충분히 기다렸다가 추월했으며

 

코너마다 '기다림'을 강조하면서

 

느긋하게 가속을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영상을 확인하며 랩타임을 확인해보니

 

 

제가 전속력으로 달렸던 베스트 랩 보다

 

박 챔프님이 설명해주면서

 

천천히 탄 랩이 훨씬 빨랐다는 거 -.-;;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조급해할 필요가 없구나...'

 

'조급해할수록 차만 날라가는구나..'

 

 

6. 마지막에 쿨링은 필수

 

주행하면서

 

브레이킹을 강하게 하기 때문에

 

디스크 로터가 엄청 뜨거워지는데

 

이 열을 천천히 식혀주셔야 해요

 

이 상태로 바로 피트에 가서

 

차를 세워버리면

 

 

엄청나게 달궈졌던 디스크 로터가

 

갑자기 식으면서

 

디스크가 변형될 수 있어요

 

 

자 그렇다면

 

쿨링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션의 마지막 한 바퀴는

 

천천히 가속하고

 

천천히 브레이킹 하면서 열을 식히되

 

 

그냥 천천히 가는 게 아니라

 

라인을 제대로 따라가면서

 

브레이킹 시점과 가속 시점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면서

 

 

서킷의 리듬을 천천히 익혀보라고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벨로스터 N컵 최속의 사나이

 

박동섭 선수에게

 

서킷 운전의 기초를 배워봤는데요

 

 

이날 다소 아쉬웠던 건

 

하필이면 동승했던 게 마지막 세션이라

 

배우기만 하고 실습을 못해봤다는 것 -.-;

 

 

"배운 내용을 실습을 해보고 싶은데..."

 

"나도 빨라지고 싶은데..."

 

하면서 고민하던 저는

 

과감하게 동계 시즌권을 질렀고

 

 

본격적으로 챔피언의 가르침을

 

실행에 옮겨보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챔피언의 가르침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을지

 

 

다음번 글부터

 

천천히 썰을 풀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