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린이의 써킷탐험 3 - 느림의 미학에 대하여

2020. 1. 16. 00:50내 차 이야기/써린이의 써킷탐험

먼저 지난 내용을

 

살짝 복습해보자면

 

N Club Korea 트랙데이의

 

마지막 세션에서

 

박동섭 선수의 가르침을 받은 저는

 

 

마지막 세션이다 보니

 

가르침을 받기만 하고

 

실습은 못해본 상황이었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https://bfron.tistory.com/249 참조

작년 초에 제가

 

서킷 주행의 첫걸음마를 내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지인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피트를 빌리기로 했어요

 

혹시 n분의 1빵에 동참하실?"

 

"아 그럼요! 물론이죠!"

 

 

그렇게 약속을 잡아놓고 나서

 

고민이 시작되었는데요

 

 

왜냐하면

 

이왕 돈 들여 서킷에 가는 거

 

뭔가 목표가 필요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난 시간에

 

박 챔프님에게 배운 내용 중에

 

어떤 것부터 연습을 해볼까.. 고민하다가

 

 

저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기다림'을 연습해보기로 했습니다

 

https://bfron.tistory.com/290 참조

지난번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박 챔프님은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빠른 지점에서 제동을 하고 난 후

 

 

턴을 한 후에 '기다렸다가'

 

가속하는 것을 강조하셨거든요

 

게다가 같이 달리는 차들을

 

무리해서 추월하지 않고

 

느긋한 페이스로 달렸지만

 

 

제가 혼자 아등바등하면서 탄 것보다

 

빠른 랩타임을 기록한 것을 본 저는

 

"아.. 조급할 필요가 없었구나"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

 

어차피 동계시즌 첫 세션이니까!

 

욕심내지 않고 느긋하게

 

작정하고 천천히 달려보자!

 

 

그렇게 시작된

 

2019 동계시즌의 첫 세션

 

그때 배웠던 대로

 

빠른 타이밍에 브레이킹을 하고

 

턴을 하고 충분히 기다린 후

 

악셀을 가져가는 식으로

 

느긋하게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모든것을 내려놓고

 

작정하고 느긋하게 타고 나서

 

랩타임을 확인해보니..

 

응?

 

저번 트랙데이때 보다

 

랩타임이 3초 넘게 당겨졌잖아?

 

이전에 혼자서 끙끙거리며 탈 때는

 

아무리 용을 써 봐도

 

2분 10초의 벽을 깰 수 없었던 것에 반해

 

 

이 날은

 

뒤차에게 양보하느라 비켜준 랩을 제외하면

 

모두 2분 10초 안에 들어왔던 데다

 

 

생각지도 못했던

 

2분 6초 45라는 베스트 랩을

 

기록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2분 6초라는 기록은

 

벨로스터 N 기준에서는

 

그다지 빠른 기록은 아니지만

 

 

매번 서킷에서 기어 다니던 저에게는

 

역사적인 첫걸음이었기에

 

 

'느긋하게 탔는데 왜 훨씬 빨라졌을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때

 

아는 선수분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이 있어요'

 

 

'무조건 빠르게 들이댄다고 해서

 

랩타임이 빨라지지 않습니다'

 

 

'차는 코너에서도 항상

 

종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코너에서 횡방향으로 밀려나서

 

타이어에서 끼기긱 거리는 소리가 나면

 

전부 타임 로스예요!'

 

코너에 들어갈 때

 

무리해서 빠른속도로 진입하려다 보면

 

 

언더, 혹은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면서

 

앞으로 가야 할 차가

 

옆으로 미끄러지면서 날아가는 사태가

 

종종 벌어지곤 하는데요

 

 

차가 횡방향으로 간다는 것은

 

곧 타임로스를 의미하므로

 

 

이런 욕심이 차를

 

더욱 느려지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런 고속 코너는

 

 

브레이크를 조금 일찍 밟아서

 

생기는 손실 보다

 

빠르게 가속을 시작했을때의 이점이

 

훨씬 더 큰 경우이기 때문에

 

 

미리미리 충분히 감속을 하고

 

차의 머리를 미리미리 돌려놓은 후

 

 

코너를 진입할 때 즈음

 

타이어의 접지력이 확보된 상태에서

 

빠르게 가속을 시작하면

 

 

차량의 가속력을 충분히 활용해서

 

코너를 빠르게 탈출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렇게 써린이는 느림의 미학이

 

차를 빨리 가게도 한다는 사실과

 

 

무려 3초 이상 당겨진

 

개인 베스트 랩 기록을 얻고 난 후

 

뿌듯한 마음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로부터 몇주 뒤

 

동계시즌 두 번째 주행에서는

 

본격적으로 코너 공략을 해봤는데요

 

 

과연.. 코너 공략의 보람이 있었을지

 

궁금하시다면

 

다음 글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