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릴 수 밖에 없는 차 - 슈퍼노멀한 아반떼 AD 시승기

2015. 12. 12. 05:25자동챠를 탑시다

사실 그린카에서 스포티지에 이어 아반떼 AD 시승행사를 하고 있어서 한번 타보려고 예약을 해놓긴 했습니다만...


사실 취소할까 생각했습니다



왜 하필이면!!




저번에 스포티지를 빌렸을 때도 그렇고





왜이리도 비가 오는지.... --;



게다가 이날 비오는 주말.. 무슨 바람이 들어서 철원까지 낮에 장장 250km에 이르는 대장정을 갔다온지라


걍 취소하고 다음주차 예약을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당시에 제가 예약한 날짜가 그린카 기존 회원이 예약할 수 있는 마지막 주차더군요...



뭐 그래서 피곤하지만 타러가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봉천동에 있는 쑥고개 유료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녀석을 빌렸구요


항상 타던대로 북악산 -> 낙산공원 코스로 향했습니다



주행관련 소감은 뒤로 미루고 일단 생김새부터 살펴보시죠



일단 외관입니다


구형이 상당히 20대 처럼 젊은 감각이 엿보이고, 생기발랄한 느낌이었다면


신형은 30대 직장인 같은 느낌(?)


전반적으로 차분해지고 얌전해진 모습입니다




뭔가 MD를 좀 짜부시켜놓은 것 같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납작하고 단정한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특히 뒷태는 지금도 길가에서 지나가다 보면 MD랑 헷갈립니다


자세히 살펴봤을 때 램프가 저렇게 3등분 되어있으면 AD인가 보다~ 하고 있...





시승차는 깡통 바로 윗트림인 스마트 트림에 스마트키 패키지 I 사양을 적용한 녀석(차값 약 1800만원 정도) 으로써


195/65R15 타이어에 15인치 알로이휠을 탑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 휠 디자인도



요녀석과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네요


요즘 준중형급들도 바퀴사이즈들이 커지다 보니.. 15인치 휠은 좀 작아보이는 느낌입니다




어두운데다 비까지 와서 도무지 초점이 맞지 않는 곱등이엔진....


실제로 이녀석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었는데요


이래저래 듣던대로 디젤엔진 마냥 '딸딸딸딸' 거리는 소리가 나는게 참 신기했습니다 --;


물론 방음처리를 잘 해놔서 보닛만 닫아도 소리가 꽤 줄어들고, 실내에서는 상당히 정숙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트렁크도 제법 넓은 편


바닥을 들어올리면 아래에 공구를 수납할 수 있는 수납공간, 타이어 수리 키트가 들어있습니다



이번에는 실내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실내는 뭐랄까... 음...




사실 아반떼 MD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젊음' 입니다


실제로 2~30대가 많이 타기도 했고, 외관이나 실내까지 상당히 생기발랄하고 젊은 분위기가 흘러 넘쳤거든요


근데....




솔직히... 얘는 좀 아저씨 같은 느낌;;;;


현기차가 요즘 실내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통일하려고 하는 느낌이 드는데


쏘나타 까지는 괜찮았는데.. 글쎄요.. 생기발랄의 아이콘인(?) 아반떼를 이렇게 늙어보이게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




그래도 다행인건, 전반적인 인테리어의 품질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버튼을 누를 때 느낌도 상당히 좋구요


사진으로 처음 봤을때는 '으아 이게 뭐야' 했는데 덕분에 직접 실물로 마주해보면 생각보다 느낌이 괜찮더군요




오디오는 전반적으로 얼마전에 탔던 스포티지 오디오에서 색깔만 파란색으로 바뀐 느낌이네요


시인성이 좋고, 음질도 이정도 클래스의 차량을 사는 입장에서 만족할만한 수준은 됩니다




개인적으로 기아차의 붉으스름한 인테리어 보다는 현대차의 푸르스름한 인테리어가 더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게 좋더군요




핸들은 고급사양으로 가면 오른쪽에 다른 버튼들이 더 달릴 듯 한데


깡통 바로 윗트림이라 그런지 비어있는 모습입니다


핸들은 높이조절, 앞뒤 거리 조절 다 되고 그립감도 상당히 좋습니다




기어봉 주위의 저 라인은.. 뭔가 좀 언밸런스하네요


기어부츠나, 노브의 퀄리티는 상당히 좋고


특히 기어봉을 움직일 때의 느낌이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시승차량은 3단으로 조절되는 열선시트, 그리고 열선핸들까지 달려있더군요




기어 앞에는 이렇게 뚜껑이 있고


이녀석을 살포시 밀면




시거잭과 USB 단자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뒷좌석으로 가보죠



정자세로 앉았을 때 무릎공간은 이정도 나옵니다




무릎과 의자 사이에 주먹 하나 정도 들어가는 사이즈네요


아쉬운 점이라면.. 늘씬한 뒷 라인을 뽑아내기 위해 희생한 부분인진 모르겠으나 헤드룸이 좀 좁습니다


물론 제가 앉은키가 큰 편이기도 하지만.. 정자세로 앉았을 때 머리가 살짝 천장에 닿는 정도


키 큰 사람을 뒤에 태우고 다녀야 하는 경우에는 좀 불리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레그룸이 확보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솔직히 말리부 뒷좌석보다 훨씬 넓... 엉덩이를 좀 빼고 앉으면 되긴 합니다만...


제가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앉을 정도로 엉덩이를 앞으로 빼고 살짝 눕다 시피 앉았을 때의 무릎공간입니다


하지만 애초에 좀 넉넉한 헤드룸이 제공되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준중형급에 낮은 사양의 트림이지만 후석 에어벤트가 있는것도 매력포인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주행 소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요즘 현대차의 디자인 요소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계기판... 단정하고 깔끔하면서 고급스럽고 시인성 또한 좋습니다


기존 MD에 비해 고급진 느낌도 드는 부분입니다


근데... 하나 확 깼던건...




깜빡이 소리... --;


예전에 탔던 현기차의 전자식 릴레이 소리는 '또각또각' 거리는게 귀여우면서 고급진 느낌이 있었는데


얘는 기존의 릴레이가 뭘 잘못먹고 체한것 같은 소리를 냅니다 --;


차라리 저는 지금 제 차에 달린 기계식 릴레이 소리가 더 낫더군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주행을 하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드디어!!!


현대차의 엑셀, 브레이크 세팅이 바뀌었습니다


--;



제가 기존에 현기차를 타면서 가장 싫어했던 요소,


저번에 말리부 디젤을 타보면서 쉐보레의 세팅에 정말 만족했던 요소가 바로


페달 세팅이었습니다



기존의 현기차는 어떻게든 성질급한 한국인의 기호에 맞추려고


'페달 답력을 초반에 몰빵해놓기 급급한' 세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


특히...



본가에 내려가면 제가 자주 타고 다니는 아부지의 TG의 경우... 이게 정말 심한 차종인데요


가속 페달 세팅을 어찌나 초반에 몰빵해놨는지..


이녀석을 타고 '머리가 뒤로 안제껴지게' 출발하는게 어찌나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


뒤에서 어머니가 항상 '살살가자!!!' 라고 하시는데... 어떡합니까.. 발만 올려도 욱하고 나가는걸 -.-



차량 출력 자체가 고출력이 아니라... 그저 페달 답력을 초반에 몰빵시켜놨을 뿐이라서


꾸욱 밟았을 때 밍기적거리는 느낌은 덤이죠



브레이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발만 얹으면 '윽!' 하면서 속도가 줄어드는데 그 이상 강하게 제동을 하려고 꾸욱 밟아보면 허당을 치죠


특히 저 TG의 브레이크 성능은 정말 안구에 습기가 차서 호수를 이루는 수준


덕분에 전반적인 차량의 움직임이 굉장히 경박하고, 가벼우며, 싸보이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근데 이녀석은 달라요


가속페달 답력이 상당히 느긋해져서 부드러운 출발이 가능하고


특히 브레이크...


이녀석의 브레이크는 기존 현기차에 익숙해진 분이 타면 처음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어? 브레이크가 잘 안듣는데?'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꾸욱 밟으면 내가 생각했던 그 지점에 정확히 멈춰줍니다


덕분에 부드러운 가감속이 가능해졌습니다



전에 말리부 디젤을 타면서 정말 감탄했던게 브레이크 감각이었는데


이녀석도 제법 비슷한,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감각을 선사해줬습니다




그리고 기어


파워텍 6단 미션은 이제 숙성단계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제가 집에 가면 늘 타는 TG가 바로 파워텍 6단 미션의 마루타 모델이었는데요 --;


(2009년식으로 연식변경을 하면서 파워텍 6단 미션이 첫 적용된 모델입니다)



이 당시 미션과 비교하면 변속로직이 상당히 정교해졌습니다


TG같은 경우에는... 얘가 그렇게 막 어마무시한 토크를 자랑하는 차가 아닌데.. 오르막에서 쓸데없이 토크빨로 버티려고 해서;;;


아니 기어를 6단계로 나눠놨으면 힘이 모자라면 적어도 락업을 풀든지.. 다운쉬프트를 하든지... --;


엔진이 그르륵그르륵 할 때 까지 버티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을때 갑자기 락업이 풀리면서 우와아앙!!! 하면서 갑자기 포풍 가속이 되는데


이때의 이질감이 너무 심했습니다



근데 얘는 적어도 자기 분수를 아는 느낌...


안되겠다 싶으면 바로 락업을 풀고 가속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최근 아이신 미션이 달린



말리부 디젤과




티볼리를 타면서 느꼈던 불편한 점은


이녀석이 너무나도 직결감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저속에서 너무 신경질적이고, 울컥거리는 반응을 보인다는 점인데요



특히 저속구간에서 가속하다가, 가속을 멈추고, 재가속을 시도하면


가속을 멈출 때 rpm이 아이들링까지 떨어졌다가, 재가속을 시도할 때 


갑자기 동력이 확 붙으면서 '덜컹!' 하면서 앞으로 나가는 증상이 있었는데요


(수동미션으로 비유하자면 가속하다가 -> 기어를 뺐다가 -> 다시 기어를 넣고 클러치를 확 떼버리는 듯한 느낌)


이게 시속 30km 남짓 하는 정체상황에서는 엄청난 스트레스였습니다



근데 아반떼에 달린 파워텍 미션은 재가속시에 토크컨버터로 한번 물린 다음에 서서히 락업이 작동하더군요


일단 rpm이 먼저 붕 떴다가 자연스레 떨어지면서 락업이 물리게 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아무리 가감속을 반복해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아요


물론 가끔씩 '욱'하면서 나갈 때도 있긴 합니다만 빈도수가 상당히 적었고,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락업이 걸리던 상태에서 부하가 가해졌을 때 락업이 풀리면서 가속하는 부분도 상당히 매끄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요새 오토미션들의 추세가.. DCT스럽게 직결감을 살리는 쪽으로 가고 있어서


상당히 초반부터 락업이 걸리고, 웬만큼 밟았다 놨다 해도 락업이 풀리지 않는데


이녀석은 토크컨버터를 상당히 자주 이용하면서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이끌어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드는 세팅이었어요




이녀석의 엔진 출력은 132마력


구형이 제가 알기로는 140마력인데... 오히려 출력이 줄어들었죠


현대측에서는 '저속토크를 강화했다' 라고 하는데..



실제로 시내주행에서 회전수를 높게 가져가지 않고 웬만한 가속을 해 냅니다


성질이 어지간히 급하지 않는 이상 + 어지간한 경사가 나오지 않는 이상, 도로 흐름에 맞춰서 가속할 때 웬만하면 2000rpm 남짓에서 머무는 정도입니다


덕분에 서울 시내에서 크게 회전수를 많이 쓸 필요가 없었어요


정숙성 쪽에서도 이득을 보는 부분이겠죠



북악산을 오르면서도 느꼈지만 딱히 출력 부족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1.6L 준중형급에 기대하는 정도의 가속성능은 충분히 나옵니다



하체도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안정감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요 근래에 타 봤던 차량 중에... 안정감이 굉장히 인상깊었던 차량이



말리부 디젤




그리고 스파크였습니다



말리부는 진짜 타는 내내 '우와~~~ 이야~~~ 대박!!!' 하는 탄성이 절로 흘러나왔고 --;


스파크는 정말 경차답지 않은 탄탄한 승차감과 안정감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거든요



그래서 솔직히...


몇몇 쉐보레를 격하게 사랑하는 분들(?)이 스파크 핸들링이 현기 준중형보다 훨씬 낫다!!!! 라고 드립(?)을 날릴 때


스파크의 하체감각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던 저는


사실 어느정도 '사람에 따라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죠



근데 아닙니다


적어도 아반떼 AD는 아닙니다


아반떼의 하체 세팅은.. 뭐 물론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느꼈던 부분이기 때문에


이녀석이 실제로 성능이 얼마나 좋을지, 막상 전문 레이서가 미칠듯히 조졌을 때 어떻게 털릴지, 


써킷에 올려보면 랩타임을 얼마나 뽑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안정감은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그러면서도 승차감은 저번주에 탔던 스포티지처럼 딱딱하지 않았습니다


기분 좋은 '탄탄'한 느낌이었습니다



웬만큼 속도를 올렸을 때도, 웬만큼 휘감았을 때도 안정감이 있더군요


덕분에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다른 차를 맑은 날에 탔을 때 만큼 돌려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다른 시승기에서도 썼지만.. 실제로 겁이 많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불안하면 바로 브레이크를 밟는 스타일이거든요



MD를 타고 막 조져본적은 없기 때문에 MD와의 정확한 비교는 좀 어려울 수 있겠습니다만


확실한건 저번에 타봤던 엑센트 보다는 훨씬 무게감있고, 안정적인 감각을 선사해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현대의 하체 세팅능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구나 라는걸 느꼈습니다




이녀석도 풀옵션을 때려박으면 가격이 산으로 가긴 합니다만...


패키징이 상당히 합리적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저처럼 옵션에 큰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깡통 트림에 컨비니언스 패키지(전동접이 사이드미러, 안개등, 후방센서) 정도만 넣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구성을 가집니다


에어백, 안전장치, 운전하는데 필요한 필수 장치들은 다 있습니다


누구처럼 헤드레스트를 뽑아먹는다던지, 운전석 시트조절을 못하게 한다던지 하진 않...


게다가 수동변속기를 노린다면, 스타일 트림에 저 3가지 옵션을 더해봐야 차값이 1461만원 정도죠


오토를 넣어봐야 1600만원이 좀 넘는 수준입니다



저게 뭐가 싸냐! 라고 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크루즈 깡통에 아무런 옵션을 넣지 않은 모델이 1700만원이 넘습니다


(대신 크루즈 깡통은 오토가 기본적으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수동 선택 불가)



총평을 해보자면


'아반떼 AD? 그거 대충 MD 우려내서 비슷하게 찍어놓고 신차라고 우기는 거 아님?' 하고 생각하고 탔다가


뒷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은 느낌이네요 --;



부족하지 않은 동력성능, 안정감 있는 하체, 부드러운 주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페달세팅과 미션


거기에 합리적인 패키징까지


개인적으로 지금 제가 준중형차를 구입하려고 하는 상황이었다면


고민 없이 AD로 갔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타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


어우 얘는 겁나 많이 팔리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