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린이의 써킷탐험 8 - 아쉽고도 후련했던 마지막 주행

2020. 3. 16. 00:00내 차 이야기/써린이의 써킷탐험

지난번 글에서 보셨듯이

 

타이어를 아끼면서

 

운전연습을 하기 위해

 

닐스 모터스포츠를 방문했다가

 

닐스 모터스포츠의 사장님이자

 

톱클래스 드라이버인 정연일 선수에게

 

중요한 힌트를 얻게 되었고

 

사장님에게 얻은 힌트를 토대로

 

브레이킹 방법을 수정한 후

 

그래 이거라면!

 

새로 장만한 타이어도 지키면서

 

동계시즌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겠다!

 

...는 자신감을 얻게 된 저는

 

 

동계시즌의 마지막을 불태우기 위해

 

2020년 2월 15일

 

인제 스피디움으로 향했습니다

 

평소대로라면

 

지인들과 인제에서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오후 세션을 타러 갔겠지만

 

이번에는

 

N Club Korea 카페의 모임에

 

참석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저는 오전에 가서 모임에 참여하고

 

매번 같이 가던 지인들과는

 

오후 늦게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세차를 안해서 제일 꾀죄죄한 내차...

오전에 도착해서

 

회원분들과 인사를 하고 나서

 

남은 동계 티켓 2장과

 

현장에서 구매한 1장을 가지고

 

사무실에 세션을 신청하러 갔는데요

 

 

헐..

 

이럴 수가...

 

어느덧 동계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던지라

 

 

사정상 서킷에 오지 못하게 된 분들이

 

남은 시즌권을 싸게 파는 경우가 늘어났고

 

작년 이맘때의 제가

 

지인의 남은 동계 시즌권으로

 

서킷 주행에 첫 발을 내디뎠던 것처럼

 

시즌권이 저렴해진 이때를 이용해서

 

서킷 주행을 즐기기 위해

 

많은 분들이 인제 스피디움을 찾으면서

 

우와!!

 

대체 한 세션에 몇 대나 들어가는 거야!

 

완전 목욕탕이네;;;

 

 

그래도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출처 : 서킷스토리 카페 게시판

제가 갔던 날로부터 일주일 뒤

 

오전 중에 전 세션이 매진되는 바람에

 

 

오후에 왔던 사람들이

 

막국수만 먹고 돌아가야 했다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걸 보면

 

 

제가 갔던 날은

 

그나마 양반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그나마 사람이 적었던

 

3 세션을 예약하고 나서

 

주행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는데요

 

지난번 주행을 마치고 나서

 

제 타이어의 상태를 본 지인이

 

 

가운데만 유독 많이 닳아 없어진걸 보니

 

공기압이 너무 높았던 것 같다는

 

진단을 해주셔서

 

 

지난번에 넣었던 것 보다도

 

공기압을 좀 더 뺐고

 

 

헬멧도 준비하고, 장갑도 끼고

 

액션캠의 위치를 조절하고 있던 와중에

 

 

뒤늦게 출발한 지인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어~ 차 탔어?

 

아뇨~ 있다가 3 세션 들어가요!

 

조심해서 살살타~

 

3 세션에서 사고가 많이 나더라고

 

엇 그런가요 ㄷㄷㄷ

 

그러고 보면

 

점심을 먹고 서킷에 도착했을 때

 

 

사고로 인해 크게 망가진 차가

 

꼭 한 대씩은 있었던 생각이 나서

 

 

차도 많고, 첫 세션이니까

 

너무 무리하지 않고

 

가볍게 달려보기로 했습니다

 

제 느낌으로는

 

80% 정도 되는 페이스로

 

좀 더 여유로운 시점에

 

브레이킹을 시작해서

 

여유롭게 재가속을 이어가되

 

 

닐스에서 배웠던 브레이킹을

 

연습해보면서 타 봤는데요

 

으응?

 

지난번에 땀 뻘뻘 흘리면서

 

개언더로 탈 때만큼

 

빠른 랩타임이 나왔네;;;

 

 

지난번에는 분명

 

이리 날아가고 저리 날아가고

 

타이어가 만신창이가 되도록 탔었지만

 

랩타임이 쉽사리 줄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페이스를 늦춰서

 

천천히 탔는데도 불구하고

 

2분 3초대의 랩타임이 나오는 걸 보니

 

 

확실히 시뮬이 큰 효과가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뿌듯한 마음으로

 

이거 진짜 맛있음

구수하고 맛있는

 

챔피언스 클럽의 황태라면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나서

 

 

오후 세션을 접수하러 가보니

 

아니!!

 

오전보다 차가 더 많아졌잖아!

 

 

오전 세션은 가볍게 몸풀기를 하고

 

오후 세션부터 본격적으로

 

어택을 해 볼 생각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생긴 것이죠

 

 

아니나 다를까

 

나름 사람이 적어 보이는 세션을

 

골랐는데도 불구하고

 

한 세션을 타는 동안

 

클린랩을 단 한 바퀴도 뽑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왠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짜증도 났지만

 

 

또 한편으로는

 

제가 서킷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만 해도

 

백미러 너머로 보이는

 

저를 향해 총알처럼 날아오는 차들을

 

피해주기 바빴었는데

 

많은 선생님들의 가르침 덕분에

 

매번 서킷에 올 때마다

 

랩타임을 조금씩 당기게 되면서

 

 

어느덧

 

앞서가던 차들이 제 앞으로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하는걸 보니

 

내가 드디어

 

서킷에 들어오는 다른 차들과

 

나란히 달릴 수 있게 되었구나 라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쉬운

 

오후 첫 세션을 마치고 나서

 

 

마지막으로 남은 한 세션은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해서

 

지인들과 함께

 

10 세션에 들어가게 되었는데요

 

 

물론

 

빠른 랩타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저에게는 빠른 랩타임 보다도

 

앞으로 당분간 함께 해야 할

 

새 타이어를 지키는 게 더 중요했기에(...)

 

 

개언더...

 

더 이상은.... naver....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하게 어택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혼신의 밑밥 깔기

 

아무래도 늦은 시간이다 보니

 

앞선 세션에 비해서는 차가 적어서

 

느긋하게 어택을 해볼 수 있었는데요

 

시뮬레이터에서 탔던 느낌을 살려서

 

최대한 비슷한 방식으로 타보니

 

 

시뮬레이터와 제차 간의 차이점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시뮬레이터는

 

버킷 시트도 구비되어 있었고

 

 

실제로 달리는 것은 내가 아닌

 

모니터 안의 차량이었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세로 운전을 할 수 있었지만

 

실차의 경우에는

 

내가 차를 직접 타고 달리고 있다 보니

 

차에게 적용되는 횡가속도가

 

내 몸뚱이에 직격타를 날렸고

 

제 차에 달려있는 순정 시트는

 

시뮬의 버킷 시트에 비해

 

지지 능력이 상당히 떨어졌기 때문에

 

 

이리 날아가고 저리 날아가는

 

육중한 제 몸뚱이를

 

어떻게든 간수하면서 타느라

 

 

시뮬을 탈 때만큼

 

안정적으로 운전을 하기 힘들었고

 

 

또 하나는

 

시뮬레이터에 설정되어 있던

 

스포츠 타이어의 기준이

 

SUR4G나 RS4 같은

 

하이그립 타이어였던 모양인지

 

 

시뮬에서는

 

풀악셀을 지지며 갈 수 있던 구간을

 

콘티넨탈 MC6 235/40R/18

평범한 스포츠 타이어를 끼고 있는

 

제 차로 똑같이 어택을 시도해보니

 

밖으로 밀려나더군요(...)

 

나도 현질 하고 싶다

 

그에 반해 시뮬레이터가

 

꽤 리얼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가속하고, 감속하고 핸들을 꺾을 때

 

하중이동에 따른

 

차량 움직임의 변화였습니다

 

이전에 제 차로 안되던 부분들은

 

시뮬을 탔을 때도 그대로 안됐었는데

 

 

반대로

 

사장님이 알려주신 대로

 

운전방식을 수정하니

 

 

시뮬에서 갈 수 있던 구간을

 

제 차로도 똑같이 갈 수 있게 되더군요

 

 

확실히

 

기초적인 차량의 움직임을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달린 끝에

 

이번 동계시즌의 베스트 랩인

 

2분 2초 58의 기록이 나왔는데요

 

 

애초에 동계 시즌이 시작될 때

 

'2분 5초까지만 당겨보자'

 

라는 생각이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큰 성과를 얻어

 

뿌듯하기도 하면서

 

 

좀 더 밀어붙였으면

 

2분 1초 대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그래도

 

개언더로 차가 날아가지 않으면서도

 

 

지난번보다

 

랩타임을 더 당기는 데 성공했으니

 

나름의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이제 동계시즌도 끝났고

 

곧 모터스포츠 시즌이 개막되기 때문에

 

 

아마 당분간

 

제 차로 서킷을 탈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그동안

 

드라이빙 스쿨도 열심히 다녀보고

 

시뮬로도 열심히 연습해서

 

다음 동계시즌에는

 

1분러(!)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그간 저의 허접한 서킷 입문기를

 

열심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면서

 

 

다음에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