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린이의 써킷탐험 5 - 브레이킹의 늪

2020. 2. 19. 22:23내 차 이야기/써린이의 써킷탐험

지난번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마지막 세션을 앞두고

 

차량 문제로 주행을 포기한 지인이

 

제 차에 동승을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제가 운전을 하고

 

지인이 제 운전을 유심히 관찰한 후

 

세션 중간에 피트에 들어와서

 

자리를 바꿔서

 

지인이 제 운전을 관찰하면서 느낀 점을

 

설명해주시면서

 

주행을 하기 시작했는데

 

 

뚱뚱보 두 명 탑승(?)이라는

 

엄청난 핸디캡 웨이트에

 

몇 번 타보지 않은 차여서 익숙하지 않아

 

종종 변속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2분을 찍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마 차량에 좀 더 익숙해지고

 

혼자 타서 어택 한다면

 

충분히 1초 이상 당길 수 있는 상황이었죠

 

 

그렇게 전속력으로 달리는 지인의 운전을

 

조수석에 앉아서 구경하던 저는

 

놀라운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라?

 

내차 겁나 잘 멈추잖아?

 

바로 브레이킹이었죠

 

저는 종종 브레이킹이 모자라서

 

밖으로 나갔다 오곤 했습니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내 차의 브레이크 성능은 이 정도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브레이킹 포인트를 넉넉하게 일찍 잡아서

 

제동을 하고 있었는데

 

지인은 제가 밟는 것보다

 

훨씬 늦은 시점에 제동을 시작했음에도

 

충분히 필요한 만큼 감속을 해서

 

코너를 돌아나가고 있었던 것이죠

 

 

그제서야

 

예전에 드라이빙 스쿨에서 배웠던 내용이

 

아련하게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은

 

풀 브레이킹의 경험이 있으신가요?

 

 

평범한 주행환경에서

 

평범하게 운전을 하는 분들이라면

 

 

10년을 넘게 운전했더라도

 

풀 브레이킹을 해본 경험이

 

아예 없을 수도 있습니다

 

 

훈련이 되어있지 않은 행동은

 

필요할 때 제깍제깍 나오지 않기 때문에

 

드라이빙 스쿨 행사에 가보면

 

풀 브레이킹을 체험해볼 수 있는

 

교육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그때 강사가 이런 말을 한 게 기억납니다

 

 

보통 차량의 제동력은

 

여러분의 생각하시는 것보다 좋습니다!

 

 

하지만

 

브레이킹 훈련이 되어있지 않다 보니

 

제대로 밟지 못하는 것이죠!

 

 

고장 안 나니까 걱정 마시고

 

지금 이 시간은

 

브레이크 페달이 부러져라 밟아보세요!

 

 

처음에는

 

"저기서 멈출 수 있을까?" 싶었지만

 

 

강사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정말 있는 힘껏 때려 밟으니

 

지정된 장소에서 멈출 수 있었거든요

 

그때를 떠올리며

 

저의 지난 주행을 되돌아보니

 

 

여태껏 정말

 

형편없는 브레이킹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번 주행에는

 

브레이크를 제대로 조져보기로 했습니다

 

강력한 브레이킹을 위해서는

 

먼저 튼튼한(?) 브레이크가 필요하겠죠?

 

 

다음 세션 강력한 브레이킹을 위해

 

미리미리 브레이크 패드를 점검 해 본 결과

 

남은 세션을 소화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을 해서

 

 

먼저

 

패드부터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블루핸즈를 찾아가서

 

브레이크 패드 교체를 요청했는데..

 

벨로스터 N 전용 브레이크 패드가

 

값이 꽤 나간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막상 견적서를 받아보니

 

비싸긴 비싸더군요 -.-;

 

 

혼신의 할인 쿠폰과 카드 포인트로

 

열심히 깎아서 결제를 하고

 

보기만 해도 든든한 게

 

차를 잘 세워줄 것 같은 패드와 함께

 

 

2월의 첫 주말에

 

다시 인제 스피디움으로 향했습니다

 

좋아!

 

오늘은 강력한 브레이킹으로

 

랩타임을 마구 당겨주겠어!

 

 

간다!!!

 

초절 울트라 슈퍼 레이트 브레이킹!!!!

 

...

 

결과는 보시다시피 만신창이였습니다

 

 

차는 생각했던 것만큼 멈추지 않았고

 

자세는 더 불안해졌으며

 

 

엄청난 언더스티어가 발생해서

 

이리 날아가고, 저리 날아가고...

 

혼돈 그 자체였죠

 

그렇게 두 세션을 타고나서

 

맞이한 세 번째 세션

 

 

가져온 동계 시즌권을 다 써서

 

오늘 주행을 마감하기로 한

 

또 다른 지인이

 

 

겸사겸사 제 차에 동승을 해서

 

코칭을 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세션은

 

지인과 함께 달리게 되었는데요

 

조수석에서 제 운전을 살펴보며

 

즉석 코칭을 해주던 지인이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한 진단을 내렸습니다

 

 

하중이동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코너를 언더로 밀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랩타임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차량의 피지컬 덕분

 

요새 벨로스터 N 중고 얼마나 하냐?

 

차가 좋네

 

 

정말 뼈를 때리는(?) 이야기였지만

 

저는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 순간까지도 타이어는 비명을 질렀고

 

차는 날아가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주행을 이어나가던 도중

 

차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낌새가

 

점점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인!!"

 

"너무 미들라인으로 들어갔어"

 

"여기선 더 안쪽으로 붙어야 해!"

 

 

아침에는 분명 돌 수 있었는데

 

더 이상 똑같이 돌아가지 않던 것이었죠

 

그렇게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은 차에

 

답답함을 느끼며

 

 

마지막 세션을 끝내고 나와서

 

차량을 점검해보니

 

아뿔싸...

 

 

구매한 후

 

5000km 밖에 타지 않은 타이어가

 

만신창이가 되어있었습니다

 

 

마모한계선까지 도달한 것은 둘째치고

 

편마모가 엄청 심하더군요

 

 

지인이 제 타이어를 유심히 살펴보더니

 

먼저

 

타이어 중앙이 유난히 닳은걸 보니

 

공기압이 너무 높았고

 

타이어가 이렇게 누워있는건

 

언더가 많이 나서 그런 거예요!

 

어우~ 사이드월까지 다 먹었네~

 

그렇게 저는

 

서킷을 다니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큰 좌절을 맛보고 말았습니다

 

 

써킷 라이프에 큰 위기가 닥친

 

주인장은 과연

 

이 시련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