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아름다운 - 청주 수암골 벽화마을

2020. 8. 6. 00:21무작정 드라이브/충청

아~

 

이 비는 대체 언제 그칠까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장마 때문에

 

집안에 짱 박혀서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있다 보니

 

 

최근 들어 강수량이 급증하면서

 

수위가 높아진 대청댐이

 

 

수문을 열어

 

방류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음.. 그래

 

비가 좀 잠잠해진 틈을 타서

 

대청댐 구경을 하러 가봐야겠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대청댐으로 가 보니

 

직렬 6기통 대배기량(?) 댐이

 

풀배기(?)를 하고 있었는데요

 

쏴아아 하고 쏟아지는

 

물소리를 듣고 있으니

 

시원하고 상쾌하고 아주 좋았지만

 

서울에서 대청댐까지

 

150km 먼 거리를 달려왔는데

 

 

댐 하나만 보고 집에 가기에는

 

뭔가 좀 아쉬운 느낌이 들어서

 

 

또 가볼만한 곳이 없을까 라는 생각에

 

폭풍같이 검색을 해보니

 

마을 전체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

 

수암골이라는 곳이 있더군요

 

 

이곳에는 벽화마을뿐만 아니라

 

청주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전망대도 있다고 해서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청주 시내에 위치한 수암골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작은 달동네 마을이었지만

 

 

2008년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골목마다 아름다운 벽화가 그려졌고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와

카인과 아벨이

 

이곳에서 촬영을 하면서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수암골에는

 

마을 꼭대기 전망대 부근에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주차장을 찾아가다 보면

 

아무래도 달동네다 보니

 

좁은 급경사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재미있는 점은

 

이 도로 이름이 '수동로' 더군요

 

뭐지

 

이곳이 바로 나를 위한 길인가

 

오토는 출입금지인가

 

하지만 도로 자체는

 

수동 운전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좁은 급경사길인 데다

 

일방통행로도 아니다 보니

 

 

끙끙거리며 올라가던 와중에

 

내려오던 차와 마주치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기도 했습니다

 

어렵사리(?)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이날 비가 그치긴 했었지만

 

우중충한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수암골을 찾는 바람에

 

주차장이 이미 만차더군요

 

 

어떡하지... 하고 지나가려던 찰나에

 

주차되어 있던 차 한 대가

 

쏙 빠져나오길래

 

잽싸게 제 차를 밀어 넣었습니다

 

주차를 하고 나니

 

바로 앞에 전망대가 보이더군요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겨보니

 

자전거를 타고

 

험난한 급경사를 뚫고 올라오신

 

라이더 분들이

 

경치를 구경하고 계셨습니다

 

 

저도 옆에 슬쩍 꼽사리를 껴보니

 

청주 시내가 쫘악 내려다보이는 게

 

경치가 몹시 좋더군요

 

 

낮에 갔을 때도 괜찮았지만

 

밤에 야경을 보러 오면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망대를 실컷 구경하고 나서

 

벽화마을은 어디로 가야 되나 하고

 

두리번두리번 거리다 보니

 

이정표가 있길래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곳을

 

따라가 보니

 

좁고 가파른

 

마을 입구가 나타나더군요

 

수암골 벽화마을은

 

기본적으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거주지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조용하게 감상하는 매너가 필요합니다

 

오후 9시 이후로는

 

주민들이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므로

 

출입을 자제해주시고요

 

수암골은 달동네다 보니

 

경사가 제법 있는 편이고

 

큰 골목 사이사이에

 

사람 두 명이 간신히 비껴갈 만한

 

좁은 골목들이 있기 때문에

 

 

커다란 빌딩 숲에서 살아온

 

도시인들에게는

 

꽤 이색적으로 느껴질 것 같습니다

 

수암골에는, 전문가들이 그린

 

거대한 벽화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그린 벽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느껴졌는데요

 

썰렁한 아재개그(?) 부터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오빠(?)를 사랑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연인들의 마음과

 

아이언맨을 사랑하는 친구의 마음도

 

느낄 수 있었고

 

일요일이 끝나가는 아쉬움과

 

선플 캠페인까지

 

 

하지만 그중에서도 최고였던 건

 

역시 돈 아니겠습니까

 

개인적으로는 거대한 벽화보다

 

소소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작은 벽화들이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골목을 가득 메운 벽화를 따라

 

아래쪽으로 내려오셨으면

 

김탁구의 솜씨를 느껴볼 수 있는

 

팔봉제빵점에서

 

맛있는 빵을 드셔 보셔도 좋고

 

 

아니면

 

골목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근사한 카페에서

 

 

수암골의 경치를 즐기며

 

커피 한잔 하셔도 좋을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