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좀 거시기한 - 금산 자지산

2018. 4. 23. 01:14무작정 드라이브/충청

저와 종종

같이 놀러다니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와 함께.. 이번주도 어딜가지.. 하고

고민을 하고 있던 와중에

 

제 눈을 의심케 하는 산을 발견했으니

그곳이 바로!!

뭔가 상남자의 기운이 느껴지는(?)

자지산(..)입니다

 

이름의 포스가 너무나도 강력하여

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왜 이름이 자지산이냐 하니

자지는 '자주빛' 이라는 뜻이 있고

약초인 지치, 영지를 뜻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옛날 약초인 지치나 영지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 같다고는 하는데....

어..어허흠

 

일단 산을 올라봅시다

하필이면

기상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바로 간 거라

막상 가보니

미세먼지 상태가 장난 아니더군요

 

하지만

차타고 2시간여의 거리를 이미 온지라...

그냥 올라갔습니다

등산을 하면 할수록 건강이 나빠지는 느낌

 

이 곳은 그렇게 높고

메이저한(?) 산은 아니다 보니

딱히 등산로 표시가 되어있지 않은데요

먼저 이 곳을 찾은 산악회 회원분들이

마치 헨젤과 그레텔처럼

곳곳에 길을 표시해둬서

어렵지 않게

등산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지산은

초반부터 경사가 좀 급하긴 하지만

오르기 어렵진 않은데

정상 부근에 가면 문제가 좀 생깁니다

바로 유격훈련(?) 코스가

등장하기 때문인데요

말 그대로 진짜 암벽등반입니다

줄을 잡고 끙끙거리면서 올라가 보면

이번에는

아찔한 절벽타기 구간이 등장하는데

 

너무 무서워서 사진은 미처 못 찍었지만

발을 잘못 헛디디면 위험할 코스입니다

 

올라가는건 어떻게 올라가겠는데

왔던 길로 내려가라고 하면

어우.. 전 자신이 없네요

올라가는 길은 험난하고 아찔하지만

정상 부근에서의 풍경은 좋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제가 갔던 날이 하필이면

미세먼지가 어마어마하게 날아온 날이라

시야가 영 좋진 못했네요

467m 정상에 올라가 보니

산의 이름에 걸 맞게

누가 옆에 나무를

음흉한 모양으로(...) 깎아놨더군요

 

 

개인적인 정상 소감은

말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말이

생각나는 산이었습니다

 

 

동네 뒷산급으로 만만하게 보기에는

코스가 상당히 험한편

어떻게 보면 야트막한 산이지만

근처에 높은 산이 별로 없기 때문에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좋은편입니다

 

다시봐도 미세먼지가 참 아쉽네요

날씨가 맑을 때 오면 풍경이 멋질 것 같습니다

 

올라가는 길 만큼이나

내려가는길도 만만치 않은데요

 

경치는 좋긴 한데

워낙에 급경사인데다가 사방이 뻥 뚫려있어서

무서워서 다리가 막 후들거리더군요 ㄷㄷㄷ

 

자지산은

근처에 있는 부엉산과도 코스가 이어지지만

저와 친구 둘 다 올라가는 길에 기겁을 해서

얌전하게 그냥 내려왔습니다(....)

 

등산에 별로 일가견이 없는(?) 저도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4시간 정도 걸렸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올라가보기에

나쁘지 않은 곳 같습니다만은

 

정상부근이 바위산이라

고소공포증이 심한 분들에게는

추천하기 힘들 것 같네요